감초(甘草)의 효능을 파헤쳐 보자 : 비를 보해 기를 더하고 완급/윤폐/조화시키는 약재

 

 

생감초

 

자감초

 

안녕하세요. 한씨입니다.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있듯이, 감초는 여러 한약에 다용되는 약재입니다. 약의 효능부터 "조화롭게 한다."라는 표현이 많습니다. 맥을 조화롭게 하고, 急한 것을 부드럽게 해주고, 심지어 여러 약재가 들어간 처방에서 약들끼리 조화롭게 해주기 위해서도 쓰입니다.

 

감초의 효능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cf. 우리가 흔히 아는 감초의 효능은 감초를 구운 자감초(炙甘草)의 효능입니다. 감초를 구우면 감초의 스테로이드성 부작용이 떨어집니다. 물론 부작용이 나오기 위해선 생감초를 40g씩 수개월 복용해야 하긴 합니다(한약에서 생감초 1일 복용량은 보통 2g~12g, 자감초는 15~30g, 오래 복용하려면 자감초를 쓰도록 하고 있음).

 


교과서 내용을 살펴보자 : 성미, 귀경

 

【성미】 性平(蜜炙 후에는 微溫) 味甘

 

성질이 평(平) 하다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는 약성이 치우치지 않고 완만함을 의미합니다.

 

맛이 감(甘) 하다고 표현하였습니다. 이는 마찬가지로 약성이 완만함을 말하기도 하고, 감미의 성질인 能補 / 能和 / 能潤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소화기에 기를 보하고 화평하게 함, 폐를 윤하게 함 등의 감초 효능에서 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cf. 감미에 귀속된 성질에는 能補/能和/能潤/能渗/能利가 있습니다. 이 중에 能渗은 비위의 운화 과정 중에 소화기에서 삼초로의 수습 이동을 돕는 것을 말합니다. 감초를 포함한 콩과 약재에서는 渗濕(삼습)이 자주 효능으로 제시됩니다. 습에 많은 피해를 받는 비위를 튼튼하게 해준다는 효능을 통해 추측했을 때, 감초에서도 이와 같은 효능을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필자의 추측임).

 

 

【귀경】 心肺脾胃經 또는 12經

 

심을 귀경으로 삼은 이유는 심계(心悸), 자한(自汗), 결대맥(結代脈)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맥을 조화롭게 할 목적으로 감초를 썼기 때문입니다.

맥을 조화롭게 한다고 하였는데, 병리학에서는 심계, 자한, 결대맥이 나타나는 증을 심기허증으로 제시한다. 맥을 조화롭게 하는 게 심기허를 해결함으로써 나타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혹은 표현만 다르고 맥락은 같은 게 아닐까 싶다.

 

감초의 효능을 보면 보기약임에도 불구하고 기를 보한다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는다. 해설에서는 보비익기(補脾益氣, 비를 보해 기를 더한다)를 추가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추측하기를 감초의 효능은 기를 보함에서 나타날 것 같다. 특히 비위의 기를 보하는데, 이로써 비위의 허약으로 나타나는 소화기 질환을 해결한다. 비위의 기를 보하면 후천지기가 보해지는 것이므로 당장에 쓸 수 있는 기가 많아진다 다른 부위의 기허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 예시가 심기허(심계, 자한, 결대맥)를 해결하는 것이다. 또 폐의 음 부족을 해결하는 것은 폐에 음액이 가도록 하여(음액 이동을 시키는 것은 기의 역할) 해결하는 것이 아닐까

 

약재의 효능을 공부하다 보면 한의학적 기전은 같은데 효능이 왜 다를까 싶은 약재들이 생긴다.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이 귀경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약성이 심으로 가서, 폐로 가서, 비위로 가서 해당 효능이 나타난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교수님이 귀경 신경 쓰지 말라고 했는데, 한의학적 기전으로 약의 효능을 설명하려면 어쩔 수 없이 알아야 하는 것 같다.

 

폐를 귀경으로 삼은 것은 폐의 음허로 인한 증상을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비위를 귀경으로 삼은 것은 和中(화중, 소화기를 평화롭게 하다)라고 하는 효능 때문일 것입니다.

 

"또는 12경"이라고 한 것은 작약과 배합하여 완급지통효능을 사용해서 일 수도 있고, 혹은 한약에서 약성을 조화롭게 할 용도로 사용해서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ㅋㅋㅋ)

 

 


교과서 내용을 살펴보자 : 효능, 주치

 

【효능】 和中緩急 潤肺 調和諸藥 / 解毒

和中緩急 : 비위를 평화롭게 하고 급한 것을 완만히 함

潤肺 : 폐를 윤택히 함

調和諸藥 : 약끼리 조화롭게 함

 

解毒 : 해독

해독작용은 주로 생감초의 효능을 말합니다. 자감초와 달리 생감초는 청열해독한다고 표현되기도 합니다. 성미는 평감하다고 하긴 하지만, 소화성 궤양같이 염증이 나타나는 열성 상태에 사용되어 그런 것 같습니다. 교재의 [포제] 파트에서는 청열을 목적으로 할 때는 생용한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주치】

① 炙用: 脾胃虛弱 食少 腹痛便溏 勞倦發熱 肺痿咳嗽 心悸 驚癎

 

구워서 사용하면 보하는데 초점이 맞춰집니다.

 

脾胃虛弱 : 비위허약 - 비기허

食少 : 음식을 적게 먹음

腹痛便溏 : 복통, 변이 무름

勞倦發熱 : 노권상, 발열 (전신적인 기허)

肺痿咳嗽 : 폐가 야위고(음허) 기침을 함

心悸 : 심계, 심장 두근거림

驚癎 :경간

 

비위허약, 식소, 복통변당은 비기허에서 제시되는 증상이므로 비위의 기를 보한다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노권발열은 전신적인 기허증입니다. 비위의 기를 보함은 소화기를 통해 후천적인 기를 보하는 통로를 다시 활성화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폐위해수는 폐의 음액을 넣어줘야 해결됩니다. 감초의 효능에서는 潤肺(윤폐)라고 표현되어 있으니 음을 보하는 효과가 아니라 음을 끌어다 폐에 넣어주는 효과로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에서 말했지만 콩과 약재들은 수습의 운행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습하고 더울 때 콩국수 먹으면 소화기가 좋아지는 것을 예시로 들곤 한다.

 

심계는 앞에서 말했듯이 심기허의 증상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해설에서는 심계, 자한, 결대맥을 같이 묶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개는 심기허의 변증지표 중 하나입니다.

 

경간은.. 뭘까요..? 허허.. 해설에서 그나마 가져다 붙일만한 부분이 있다면 근육 경련, 통증에 작약과 같이 사용하여 완급지통한다고 되어있습니다. 緩急(완급)이라는 표현은 직역하면 급한 것을 완만히 한다이지만, 한의학 용어로는 급한 것(막히거나 순환이 빠르거나 등등)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부드럽게 하여 풀어준다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② 生用: 咽喉腫痛 消化性潰瘍 癰疽瘡瘍 解藥毒 食物中毒

 

생으로 쓰면 효과가 해독작용에 주로 초점이 맞춰집니다. 여기서 '독'이라는 개념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염증을 동반한 궤양, 종창, 옹저 등

이는 흔히 열독이라고 불리는 상태입니다. 이를 생감초를 사용하여 해결했습니다. 생감초의 성미는 평감하다고 하기는 하지만 청열해독작용이 있다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열독 상태에 쓰기 때문입니다.

 

2. 독성

약물의 독성이나 음식의 독 등에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음식의 독은 독이 있는 음식물일 수도 있긴 하지만.. 제 생각에는 식중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성질이 매우 치우쳐져 있는 음식물 혹은 약재를 독성이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지금의 저희야 생선이 부패되어 식중독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지만 옛날에는 성질이 치우쳐서 쉽게 독성을 나타낸다고 표현했다는 겁니다.

 

아무튼 간에 약물, 음식의 독성이 나타난 경우라면 어떤 음식, 약을 먹었는지 적어서 구급차 태워서 응급실 보내는 게 상책이라고 하니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는 내용입니다.

 

일상에서 응용을 한다면 열성을 심하게 조장하는 독성(?)을 가진 알코올을 마신 다음 날 콩나물국으로 해장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ㅎ

 

(신기한 건 농약이나 중금속의 해독에 실제로 사용하기도 한다네요.)

 

 


교과서 내용을 살펴보자 : 해설

 

【해설】

1. (補脾益氣) 和中緩急 潤肺止咳

 

① 補氣·健脾藥의 緩急을 조절할 목적으로 응용

 

보기, 건비하기 위한 약에서 완급을 조절할 목적으로 응용하였다는 이야기는 약성이 한 번에 확 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걱정하여 약이 완만히 작용하도록 감초를 넣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목적으로 쓴 것은 약끼리 조화시키기 위함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3. 調和諸藥 참고)

 

 

② 心悸 自汗 脈結代 등에 調脈의 목적으로 응용

 

심계, 자한, 맥결대는 심기허의 지표 중 하나입니다. 맥을 조화롭게 하기 위해 사용하였다고 하는데, 약기운이 직접 맥을 조화롭게 하고 다닌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심주혈맥 기능을 도왔다고 생각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③ 脘腹疼痛 또는 四肢攣急作痛 등에 芍藥과 배합하여 緩急止痛 목적으로 응용

 

급한 것(흐름이 빠르거나 막히며 나타나는 것)을 완만히 하기 위하여 작약과 배합하여 사용했습니다. 작약은 柔肝(유간, 간 기능을 부드럽게 함) 한다고 표현됩니다. 여기서는 간의 기는 쭉쭉 뻗어나가려고 하는데, 이로 인해 어디서 막히면 그대로 부딪치고 통증을 유발합니다. 이를 작약이 해결해 준다고 보았습니다.

 

완복부의 동통과 사지의 근육 경련과 통증에 작약과 함께 배합하여 응용하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감초의 작용은 "완만히 하다."라고 밖에 표현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기가 어떻고 혈을 어떻게 한다는 식으로는 표현이 안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어렵네요..

 

④ 肺虛로 인한 喘咳에 응용

 

폐의 음허로 인한 해수에 응용하였는데, 감초의 역할을 기가 음액을 끌고 오는 과정에 개입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解毒

① 消化性潰瘍 또는 瘡瘍腫毒 등에 응용 (점막의 궤양)

② 感冒 등으로 인한 咽喉腫痛에 응용

③ 黑豆와 배합하여 諸毒을 해독하는데 응용

 

앞에서 말했듯이 ①번과 ②번은 열독에 속할 것입니다. 생감초의 숨겨진 효능(?)인 청열해독 효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③번에서는 흑두와 배합하여 모든 독을 해독하는데 응용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를 쓰는 경우가 뭐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 調和諸藥 : 諸藥을 조화하여 偏勝 된 것을 완화시키는 緩和劑

麻黃湯에서 麻黃을, 四逆湯에서 乾薑과 附子를, 承氣湯에서 大黃과 芒硝 등의 峻烈 한 작용을 완화시킨다.

 

준열한 작용을 하는 약재를 완화시키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약재들이 굉장히 많이 쓰이기 때문에 처방 대다수에서 감초가 들어가게 됩니다.

 


 

[요약]

 

- 한의학적 효능 -

 

자감초(炙甘草)

和中緩急: 소화기를 평화롭게 하고 급한 것을 완만히 한다.

潤肺: 폐에 음을 보충함을 도와줌

調和諸藥: 약끼리 조화되도록 도와줌 / 준렬한 약재의 약성을 완만히 함

 

비기허 - 비위허약, 식소, 복통변당

전신 기허 - 노권발열

폐의 음허 - 폐위해수

심기허 - 심계

경간

 

마황, 부자, 건강, 대황, 망초 등의 준렬한 약재의 약성을 완만히 함

 

비를 보해 기를 더함 / 급한 것을 완만히 함

+ 약재끼리 조화시킴

일단 이렇게 그 효능을 생각하면 좋겠다.

 

 

생감초(生甘草)

(淸熱)解毒 : 열독 / 여러 독을 해독함

 

열독 - 인후종통, 소화성궤양, 옹저창양

여러 독 - 약독, 음식독 / 농약, 중금속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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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의 내용과 수업 내용, 그리고 제가 찾아본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 글은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작성되었으며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감안해서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약재를 활용함에 있어서는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기를 바랍니다.

 

원문 출처

- 감초(甘草) - 포라메디카닷넷 

ForaMedica.NET. Accessed on: 2025.05.08

- 본초학. 본초학 공동교재 편찬위원회. 영림사